꼭지의 힘
배용주
어머니 호박을 들어낸다
굽은 허리로 보리밭둑에 앉아
햇살을 깔고 앉은 호박 하나 들어낸다
굽을 데로 굽은 마른 꼭지
햇살의 힘이 저들을 키워내려고
온 힘으로 꼭지를 굽혔을까
여린 잎 하나 틔우려고
꼭지가 돌도록 용 쓴 탯줄
그늘진 아랫목에 풀꽃 똬리 틀어 놓았다
아랫목에 햇살 깔고 앉은 저 호박
볕 드는 쪽으로 굽은 꼭지의 반대편
밥풀만 한 꽃잎 훈장처럼 배꼽에 달았다
꼭지의 힘
배용주
어머니 호박을 들어낸다
굽은 허리로 보리밭둑에 앉아
햇살을 깔고 앉은 호박 하나 들어낸다
굽을 데로 굽은 마른 꼭지
햇살의 힘이 저들을 키워내려고
온 힘으로 꼭지를 굽혔을까
여린 잎 하나 틔우려고
꼭지가 돌도록 용 쓴 탯줄
그늘진 아랫목에 풀꽃 똬리 틀어 놓았다
아랫목에 햇살 깔고 앉은 저 호박
볕 드는 쪽으로 굽은 꼭지의 반대편
밥풀만 한 꽃잎 훈장처럼 배꼽에 달았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