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상 속에서
배용주
나는, 얼마나 많은 씨앗을 뿌렸던가
얼마나 많은 새싹을 뽑아
잎사귈 길러냈던가
많은 꽃을 피워
열매를 거두는 꿈을 꾸었던가, 나는
나는, 꿈을 꾸며
끈질기고도 욕심 많은 창 너머
어둔 하늘을 본다
기쁜 그날들을
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
흔한 사랑을 하고
가슴 아픔 날들을, 그날들을
잊길 꿈꾸겠는가, 나는
그러더라도, 사랑치 않고 사랑치 않고도 내 가슴이
불꽃을, 꽃눈들을,
키워 내기를.
또 얼마나
바람부는 언덕을 서성여야 하는가